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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척추, 여든 간다'.. 척추측만증, 치료 시기 놓치면 척추 조기 노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척추 건강에도 유효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의 약 40%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굽은 등을 보며 "키가 안 클까 봐" 걱정하지만, 전문의들은 더 무서운 미래를 경고한다.
청소년기에 휜 척추를 방치하면 성인이 된 후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 '척추의 조기 노화'를 맞이하게 된다. 정형외과 전문의 김창우 원장(정동병원) "사춘기 무렵에는 성장이 급격히 이뤄지기 때문에 척추 변형도 훨씬 심하게 진행된다"며 치료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에게 청소년기 척추 건강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왜 하필 '성장기'인가... 뼈가 자랄 때 더 휜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이나 후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나 'S'자 형태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흔히 자세가 나빠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김창우 원장은 "원인이 불분명한 '특발성'이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선천성 기형, 신경·근육 이상,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발병 시기다. 척추측만증은 키가 급격히 자라는 사춘기 무렵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뼈가 자라는 속도만큼 휘어짐도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성장기에 만곡(휘어짐)의 진행이 증가하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진행 속도가 빠르다. 특히 유아기에 발생한 측만증은 5세 이전에 급격히 악화됐다가 잠시 완만해진 뒤, 청소년기에 다시 심하게 나빠지는 과정을 밟아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춘기가 지난 후에는 진행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심하지 않다면 정기적인 관찰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즉,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가 치료의 유일한 '골든타임'인 셈이다.
방치하면 40대 '디스크', '폐 기능 저하' 위험
청소년기에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이때 바로잡지 못한 척추의 굴곡은 성인이 되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김창우 원장은 "측만증이 있다고 모두 통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방치 시 척추의 변성이나 디스크 변화가 동반돼 통증이 증가할 수 있다"며 "특히 60도 이상의 요추부(허리) 만곡에서는 요통의 빈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척추측만증의 위험은 단순히 근골격계 통증에 그치지 않는다. 흉추(가슴 척추)가 심하게 휘면 생명과 직결된 장기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 원장은 "만곡의 각도가 클수록 진행을 잘 하는데, 흉부 만곡이 심하면 폐 기능 감소를 초래해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외형적 변형에 따른 자아 상실로 심리적인 장애까지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여자가 남자보다 10배 정도 더 진행을 잘하고, 초경 이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모 눈이 'MRI'... 집에서 하는 '전방 굴곡 검사'
초기 발견을 위해서는 부모의 관찰이 필수적이다. 김창우 원장은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로 ▲등 쪽에서 봤을 때 날개뼈(견갑골) 돌출 여부 ▲양쪽 어깨 높이 및 골반 비대칭 ▲앞쪽에서 봤을 때 유방 크기의 차이 등을 꼽았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전방 굴곡 검사'다. 무릎을 똑바로 펴고 두 손을 모은 채 허리를 90도로 숙였을 때, 등이나 날개뼈의 한쪽이 툭 튀어나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X-ray)로 척추가 휜 각도를 측정하며, 필요시 MRI를 촬영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진료 시 신경섬유종증이나 유전 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측만증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피부에 밀크커피색 반점이나 종괴가 있는지, 관절의 구축(굳음) 혹은 과신전(과도하게 펴짐)이 있는지도 면밀히 살핀다"고 설명했다.
운동으로 펴진다?... 낭설 믿지 말고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성별, 만곡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진행 가능성이 높은 성장기 환자나 만곡이 심한 경우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더 이상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반면 유아기 측만증의 일부는 자연 소실되기도 하며, 성장이 끝난 후 경미한 만곡은 치료가 필요 없다.
많은 학부모가 기대하는 '운동 치료'에 대해 김창우 원장은 "자세 불량으로 인한 '자세성 측만증'은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지만, 그 외 특발성 측만증 등에서는 운동 요법이나 견인 요법 등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운동만으로 휜 뼈를 펼 수 있다는 맹신은 금물이라는 뜻이다.
조기에 발견해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며,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팔다리 성장이 끝난 후에도 2~3년간은 척추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보조기를 착용했다면 푸는 시기를 의료진과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일수록 진행이 빠르므로,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평생의 척추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